삼성·LG는 왜 FAST를 키우는가, TV 제조사가 미디어 플랫폼이 되는 이유

▲ TV 제조사의 미디어 플랫폼 사업 확장

TV를 한 대 팔면 제조사의 역할은 끝날까.

예전에는 대체로 그랬다.

TV를 만들고, 판매하고, 다음 제품을 다시 파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스마트TV 시대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TV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운영체제가 들어가고, 그 안에서 넷플릭스와 유튜브, OTT, FAST를 이용하게 되면서 TV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TV 제조사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긴다.

TV를 팔고 난 뒤에도 계속 수익을 만들 수는 없을까.

FAST는 이 질문과 연결돼 있다.

TV를 파는 사업에서, TV를 운영하는 사업으로

과거 TV 시장의 경쟁력은 비교적 명확했다.

화면 크기, 화질, 가격, 디자인.

좋은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TV를 산 뒤의 경험도 중요해졌다.

삼성은 Tizen, LG는 webOS라는 자체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다.

이 운영체제 위에서 앱이 실행되고, 콘텐츠가 추천되고, 광고가 노출된다.

삼성 TV Plus와 LG 채널 역시 이 환경 위에서 운영되는 FAST 서비스다.

즉 TV 제조사는 더 이상 화면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그 화면 안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까지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미 수억 대의 화면을 확보하고 있다

▲ 삼성·LG가 확보한 스마트TV 플랫폼 규모

TV 제조사가 FAST 사업에서 강한 이유는 분명하다.

이미 이용자와 접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TV Plus는 2026년 1월 기준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억 명을 넘어섰다.

또 서비스 기반인 Tizen OS는 전 세계 약 3억 대의 삼성 스마트TV에 탑재돼 있다.

LG전자 역시 webOS를 탑재한 TV가 전 세계 누적 2억6천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만 보면 TV 판매 규모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FAST 관점에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수억 대의 TV가 곧 콘텐츠를 유통하고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OTT 사업자가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용자를 모아야 한다.

앱을 설치하게 해야 하고, 서비스를 알리고, 계속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

TV 제조사는 출발점이 다르다.

이미 이용자의 거실에 들어가 있다.

이 차이는 상당히 크다.

무료 서비스인데 왜 돈이 될까

FAST는 이용자에게 무료다.

대신 광고가 나온다.

이용자가 채널을 보고 광고를 시청하면 광고 매출이 발생한다.

여기서 TV 제조사의 사업 모델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TV 한 대를 팔 때 발생하는 수익이 중심이었다.

FAST에서는 TV 판매 이후에도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동안 광고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TV 한 대를 5년간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자.

제품 판매는 처음 한 번이다.

하지만 FAST 채널을 계속 본다면 광고가 노출되는 기회는 그 이후에도 반복된다.

하드웨어는 한 번 팔지만, 플랫폼은 이용하는 동안 계속 수익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FAST가 단순한 무료 부가서비스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제조사는 왜 콘텐츠까지 필요할까

그렇다고 광고만 붙이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광고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콘텐츠가 중요하다.

뉴스, 영화, 예능, 스포츠처럼 사람들이 볼 만한 채널이 많아질수록 FAST 서비스의 이용시간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TV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용자가 자사 TV 안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중요해진다.

콘텐츠 사업자는 새로운 유통 경로를 얻는다.

제조사는 이용시간을 확보한다.

광고주는 TV 화면을 통해 이용자에게 접근한다.

이용자는 별도의 구독료 없이 콘텐츠를 본다.

이 과정에서 FAST는 단순한 동영상 서비스가 아니라

디바이스, 콘텐츠, 광고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이 된다.

결국 중요한 건 ‘첫 화면’이다

▲ TV 제조사 경쟁의 중심이 ‘판매량’에서 ‘화면 시간’으로 이동

여기서 더 중요한 변화가 있다.

TV 제조사의 경쟁 상대가 다른 TV 제조사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거실 화면에는 넷플릭스도 있고, 유튜브도 있고, 여러 OTT가 있다.

이용자의 시간은 제한돼 있다.

그렇다면 TV 제조사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TV를 많이 파는 것이 아니다.

TV를 켰을 때 이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가장 먼저 보고, 어디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는지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홈 화면, 운영체제, 콘텐츠 추천, FAST 채널의 가치가 함께 커진다.

과거 경쟁이

“누가 TV를 더 많이 파느냐”​였다면,

지금은

“누가 그 화면에서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느냐”

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TV 제조사가 미디어 플랫폼이 되는 이유

삼성 TV Plus와 LG 채널을 단순히 무료 채널 서비스로만 보면 FAST 사업의 의미를 절반만 보는 셈이다.

TV 제조사는 이미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

운영체제도 가지고 있다.

그 위에서 콘텐츠를 유통하고 광고를 붙일 수 있다.

결국 하드웨어, 플랫폼, 콘텐츠, 광고가 하나의 사업 안에서 연결된다.

논문에서도 국내 FAST 시장은 삼성 TV Plus와 LG 채널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TV 제조사가 TV 판매 이후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FAST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특징으로 설명한다.

FAST는 그래서 단순히 새로운 방송 서비스가 아니다.

TV 제조사가 하드웨어 회사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이동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서비스에 가깝다.

앞으로 TV 시장의 경쟁력은 화질이나 화면 크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누가 화면을 팔았느냐보다, 누가 그 화면의 시간을 장악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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